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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행동 경제학 2편 - 전망 이론과 인지 편향 목록

by 방가마리 2023. 2. 5.

  혹시 “인지 편향”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지 않으신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행동 경제학 1편에서 말씀드렸던 휴리스틱을 이용하여 사물을 판단할 때 발생하게 되는 오류, 인지 편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지 편향이란?

경험에 의한 비논리적 추론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인지 편향은 개인의 합리성을 결여시키고, 개인의 지각을 왜곡시킬 수 있으며, 부정확한 판단을 내리거나, 비논리적인 해석을 겪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지 과학, 사회 심리학, 행동 경제학의 분야에서 이루어진 지난 60년간의 연구에 따라,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진화는 인지 편향 목록이 확인되었고, 이는 아래에서 하나씩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망 이론이란?

인지 편향의 과학적 이해의 대부분은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의 업적을 바탕으로 합니다. 추후 설명해 드릴 인지 편향의 목록에서도 그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나올 것입니다. 그들은 실험에 따라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합리적 선호 이론과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며 “전망 이론”을 주장하게 됩니다.


  전망이론이란 위험을 수반하는 대안 간에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전망 이론이 만들어 내는 이론적 모델은 실생활의 의사결정을 설명하고자 함이지, 최적화된 결론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심리학적 연구를 토대로 하여 행동 경제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전망이론은 두 가지 단계의 의사결정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로 어떤 발견법에 의해 얻어진 경험에 의해 가능한 의사결정의 결과가 순서대로 정리됩니다. 특히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득과 손해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준거점을 잡고 이보다 낮은 경우 손해라고 보며, 이보다 높은 경우 이득이라고 봅니다. 다음 평가 단계에서 사람들은 어떤 결정에 대한 효용이 어떠할 것인가를 평가하는데 이는 그들의 전망에 따른 확률에 따라 행동하며, 여기서 높은 효용을 가진 대안을 선택하게 됩니다.

인지 편향 목록

 

1. 대조효과

대비효과라고 불리기도 하는 대조효과는 사물을 지각할 때, 이를 독립적으로 지각하지 않고 시각적, 공간적으로 인접한 것과 대조하여 대상을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조효과로 인해 실제보다 지각하려는 대상의 특성을 더 과장하거나 축소하여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조효과를 보여주는 실험으로는 2005년 고든 모스코비츠 교수의 실험이 있습니다. 두 집단의 피실험자 중 한 집단에게만 히틀러를 생각해보게 한 후 남자의 인상이 어떤지 평가를 부탁하는 연구를 하였고, 히틀러를 생각했던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대상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이는 똑같은 대상일지라도 이전에 생각했던 히틀러와 대조하여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2. 선택적 지각 오류

외부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처리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처리하려는 편향을 선택적 지각이라고 합니다. 선택적 지각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정보의 객관성보다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를 더 중시하며 이에 따라 정보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똑같은 운동경기를 보는데도 각 팀의 응원석에서 서로 심판이 편파적이라고 비난하는 경우입니다.

  3. 사후 확신 편향

다른 인지 편향과 다르게 인지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일어나는 편향인 “사후 확신 편향”은, “사후인지 편향”, “사후 해석 편향”으로도 불립니다. 사후 확신 편향은 사람들이 어떤 일이 발생한 후에 마치 과거에도 현재의 결과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기억을 재구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왜곡하고, 그 사건에 대해 자신이 판단했던 기억 자체를 왜곡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후 확신 편향을 보여준 1972년 피쇼프 교수에 의해 연구된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실험자들에게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어떤 외교성과를 거둘지에 대해 예상하도록 한 후, 실제로 베이징 방문 이후 다시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당시 닉슨은 강경한 반공주의자였고, 미국이 중국을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참가자들은 예상할 당시 외교성과를 좋게 평가하지 않았었지만, 예상외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귀국한 닉슨을 본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자신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는 것입니다.

  4. 결합 오류

“연결오류”, “연합오류”라고도 불리는 “결합 오류”는 단일 사건의 발생 확률이 실제로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의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행동 경제학 2편_대표성 휴리스틱에서 설명해 드렸던 린다 문제를 혹시 기억하시나요? 린다 문제는 결합 오류의 대표 예시로 사람들이 정보가 구체적인 쪽을 더 실제에 가깝다고 믿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행하게 됩니다.

 

  5.기저율 무시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추정할 때 기본적으로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사건들과의 선후관계 및 사건들의 상대적 빈도(기저율)를 고려하지 않고 가용한 정보를 근거로 통계적 확률과 상반되는 판단을 내리는 현상을 말하는 기저율 무시란 사람들이 기저율을 무시하고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더 과대평가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이제는 익숙하실 이름의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기저율 무시 관련 실험을 행하였습니다. 차 색상 블루, 그림으로 이름이 불리는 두 택시회사가 있는데, 택시의 85%는 블루, 15%는 그린회사 소속입니다. 한밤중에 택시가 사고를 냈는데 목격자는 그 택시가 그린택시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실험은 목격자의 색깔 구별 능력의 정확도가 80%일 때 사고를 낸 택시가 그린 회사의 택시일 가능성이 얼마인지 묻는 것입니다. 피실험자들은 이에 80%라고 대답하였지만, 실제 가능성은 41%입니다. 사람들이 가능성을 판단할 때, 블루와 그린 택시의 비율이 85:15인 기저율은 무시하고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6. 평균으로의 회귀 무시

좋은 결과를 보이면 그 이후에도 똑같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현상을 말하는 평균으로의 회귀 무시는 만약 기대한 것과 결과가 다르면 사람들은 인위적인 이유로 결과를 설명하려고 하는데 이때 사람들은 자연적인 상태에서 최고값이나 최저값이 지속되지 않고 평균값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축구 선수가 데뷔 첫해에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둔 후 2년 차에 접어들어 좋지 않은 성적을 보이면, 이 선수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거나,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등의 다른 인위적 변수를 들어 설명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는 1년 차에 너무 잘했기 때문에 2년 차에 평균으로 돌아간 것이 퇴보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7. 측면별 제거

측면별 제거란 어떤 수행 과제가 복잡한 경우에 대상의 전체 속성을 골고루 알아보기보다는, 자신이 중요시하는 몇 가지 속성만을 고려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자신이 선택한 속성 외 나머지 요소들은 무시하거나 잊어버리고 말입니다. 과제 수행 시에는 최고의 대안을 선택하는 절대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선택 결과가 개인 또는 상황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예시가 바로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알아보고 구매해야 함에도, 사람들은 각기 자신의 상황 속에서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만 평가한 후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8. 확률 무시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때, 확률 자체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예상 확률과 관련된 처리 규칙을 위반하는 현상을 말하는 확률 무시는 긍정적인 결과가 제시되었을 때 더 쉽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확률 무시를 증명한 실험은 1993년 조너선 바론에 의해 진행되었고,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연구진들은 아이들에게 “수잔은 안전띠를 매야 한다, 제니퍼는 매지 않아야 한다”라는 시나리오를 말해 주었을 때 그들은 안전띠를 매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후 “사고가 나서 차가 물속에 들어가거나 불이 났을 때 안전띠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뉴스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제니퍼가 말했다”라고 하자 아이들은 안전띠를 매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번갈아 가며 똑같은 이야기를 하자 아이들은 계속 의견을 바꾸었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판단할 때 확률 자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9. 확증 편향

흔히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확증 편향입니다. 확증 편향이란 원래 가지고 있는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입니다. 사람들은 정보의 처리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간절히 바랄 때, 또는 어떤 사건을 접하여 감정이 앞설 때, 그리고 저마다 있는 뿌리 깊은 신념을 지키고자 할 때 확증 편향을 보이게 됩니다. 인지 편향이 일어나는 기본적인 이유는 주어진 정보 자체가 편향되어 있거나 과학적 방법과 같은 합리적 방법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나, 합리적 사고를 훈련받은 과학자나 법조인 같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종종 빠지게 되는 것이 확증 편향입니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근거 없는 과신을 갖게 합니다.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실에 대해 불신하기도, 과학적 사실에 반하여 믿음을 고수하려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자신의 신념에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특히 귀납적 방법을 통한 연구에서 원하는 결론에 유리한 결과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있기에, 과학적 탐구에서도 확증 편향은 언제나 경계의 대상입니다.

 

  포러 효과

확증 편향의 대표적인 예 중 하나로 포러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포러 효과는 개인들이, 그들에게 특별히 맞추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실상 막연하여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묘사에 높은 정확도를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혹시 신문에 게시되어 있는 오늘의 운세나 혈액형별 성격을 보면서 자신의 성격과 운세를 맞춘다고 믿으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정보를 적절히 조합하여 제시하면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주관적 상황에 맞추어 해석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포러 효과는 P.T.바넘에 의한 “우리는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것을 보았다”라는 관찰 보고 이후 바넘 효과라고도 불리며, 종교, 점성술, 운세 판단, 성격 유형 검사와 같은 어떤 신념과 실천의 광범위한 수용에 대해 부분적인 설명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정형화된 분류에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면 거꾸로 자기실현적 예언 효과에 의해 그것에 자기 행동을 맞추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A형인 사람이 혈액형별 성격을 신뢰하게 되면 자기 행동 자체가 소심하게 변하게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확증 편향이 경제 활동에서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확증 편향은 때로 투자자가 자신의 전략을 과신하거나 반대 증거를 무시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투자 손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테마주의 하나인 선거 주식 시장에서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투자자는 자신의 편향에 저항하여 어느 한 편의 승리를 기대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할 때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저희도 어떤 주식에 투자할 때 객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확증 편향을 멀리한다면 더 성공적인 투자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잠시 알아보기*

  확증 편향을 피하기 위한 전략

이처럼 위험한 결과를 부를 수 있는 확증 편향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집단에서는 전략을 마련하였습니다.

  레드팀
동일한 이해를 갖는 사람들이 모여 의사를 결정하면 확증 편향에 의해 편협한 결정을 내리기 쉽기 때문에 집단 내 일부러 반대 의견을 내도록 조직된 팀이 바로 레드팀입니다. 기업의 경영 전략이나 정당의 정책 결정에서 주로 활용되는 레드팀은 제출된 의견의 약점을 찾고 편향을 체크하여 잘못된 의사 결정을 막습니다.


  대조군
과학적 실험 설계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결과를 지지하는 편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설계한 실험이 적절한 것인지 검증하기 위한 대조군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약물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은 실제로 치료 효과가 그 약물에 의해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무죄추정
형사 재판에서 법정은 피고가 무죄라고 추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심리를 시작합니다. 죄의 입증은 검사의 책임이며, 판사의 결정에 확증 편향이 개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쓰이게 됩니다.

  10. 귀인 편향

귀인 편견, 귀인 편향은 사람이 그들 자기 행동이나, 다른 이들의 행동들의 이유를 평가하거나 찾으려고 시도할 때 체계적인 편향으로 불리는 인지 편향입니다.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나 다른 이들의 행동 원인에 따라 지속적으로 귀인을 만듭니다. 하지만 귀인은 항상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객관적 지각자로써 작동하기보다는, 그들을 사회적 세계에 대한 편향된 이해로 이끄는 지각적 편향을 범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한 운전자가 끼어들 때, 우리는 상황적 정황보다 난폭한 운전자를 비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휴리스틱과 인지 편향은 개인의 경제적 결정에 정말 많은 영향을 주는 항목으로 행동 경제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너무나도 흥미로운 주제이기 때문에 추가로 설명해 드리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다음_행동 경제학 3편_에서는 공정성과 호혜성에 관련하여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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