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두 번째 경제학 이론으로 저는 “기회비용”에 관해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사람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선택”입니다. 구매 의사와 같은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직업 선택 등과 같은 인생 문제, 때로는 가볍게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겠느냐는 일상생활 속 결정 상황에서도 우리는 모두 “합리적 선택”이란 것을 하기 위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합리적 선택"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합리적 선택이란?
많은 사람이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겠으나, 가장 큰 만족을 주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만족만 크다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에는 “시간”과 “돈” 같은 비용이 들게 되며, 사람들은 이 또한 고려하게 됩니다. 이처럼, 합리적 선택은 주어진 조건과 자원 내에서 비용을 최대한으로 적게 사용하고, 만족은 최대한으로 크게 만들어 주는 선택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만족감이 큰 선택이라고 해도, 비용이 너무나 많이 투입된다면 일명 “가성비”가 없다고 느껴지며, 이로써 얻게 되는 실질적인 만족의 정도도 그리 크지 않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개인은 물론, 국가나 기업에서도 어떠한 정책이나 사업을 실시하기 전에 비용과 편익 분석을 하게 됩니다. 비용 분석에는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이 빠질 수 없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나오는 “기회비용”이란 무엇일까요?
“기회비용”이란?
기회비용이란 간단하게 말하여, 특정 행동이나 결정을 추구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대안의 비용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여, 하나의 재화를 선택하였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한 것 중 가장 큰 것의 가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기회비용이란 이처럼 포기된 재화의 대체 기회 평가량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어떤 생산물의 비용을, 그 생산으로 단념한 다른 생산 기회의 희생(잠재적 이익)으로 보는 개념입니다. 기회비용의 의미는 이전부터 존재하였으나,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인 비자에 의해 그 개념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이야기로 예를 들어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려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자신 소유의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정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러한 결정에서 기회비용은 해당 건물과 카페 오픈 자금을 이용해 행할 수 있었던 다른 사업을 의미합니다.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그 건물은 음식점, 미용실, 병원 등의 다른 사업으로 쓰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일상적인 예시를 들어볼까요? 친구와 함께 금요일 저녁 술 약속을 간다고 하였을 때 기회비용은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요? 만약 회사에서 야근했다면 벌어들일 수 있었던 돈의 양과 술을 마시며 사용한 금액의 합계입니다. 기회비용은 항상 화폐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포기한 선택 중 최선의 선택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러한 기회비용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퇴사하고 어떠한 사업을 시작하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실제로 사업을 시작하는 데 투입된 비용 즉, 가게를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인테리어 수리비, 각종 관리비, 재료비 등만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적인 측면, 즉 기회비용을 제대로 따져보게 된다면, 그 시간 동안 기존 직장에서 벌어들일 수 있었던 돈의 양 또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이처럼 기회비용을 간과하게 되는 경우가 실제 많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경제적 비용과 회계적 비용이란?
기회비용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비용과 회계적 비용 간의 개념 차이입니다. 경제학적 비용은 현금 지출로 드러나는 명시적 비용과 현금 지출이 수반되지 않은 암묵적 비용을 합한 것이지만, 회계적 비용은 단순히 명시적인 비용만을 의미합니다. 기회비용의 개념은 모든 경제 주체의 선택 속에 감추어진 비용을 찾아냅니다. 프랑스 고전 경제학자 바스티아에 의해 설명된 “깨진 유리창의 오류”와 같이 기회비용을 무시하는 것은 손실을 유발하는 경제적 결정을 낳을 수 있습니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란?
깨진 유리창의 오류란 개념은 우화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화 속에서 어떤 소년은 시내에 있는 한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이에 모인 군중들은 모두 가게 주인을 불쌍히 여기며 기물을 파손한 소년을 나무랍니다. 이에 지나가던 어떤 행인이 만약 유리가 깨지는 일이 없었으면, 유리창 수리업자에게 거래는 없을 것이며, 그 수리업자가 번 돈으로 다른 곳에 돈을 쓰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행인의 말에 따르면, 소년이 유리창을 깨는 행동으로 사실상 거래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발하게 하는 데 이바지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회비용을 간과함으로 생긴 오류입니다. 애초에 창문이 깨지지 않았더라면, 상점 주인은 그 돈으로 다른 거래를 했을 것입니다. 만약 상점 주인이 양복을 사려고 했다가 그 돈을 창문을 고치는 데 썼다면, 유리창 수리업자는 돈을 벌었을지 몰라도, 양복점 주인은 잠재적인 이득을 잃어버린 것이고, 결국 이는 새로운 이득이 창출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는 실생활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오류입니다. 예를 들어 길을 지나가면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이 본인은 환경미화원들이 할 일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기회비용은 생각하기 힘든 비용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신중한 결정 과정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비용이 있는데, 이는 바로 매몰 비용입니다.
매몰 비용이란?
매몰 비용이란 이미 지출하여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즉 현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비용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비용입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이러한 매몰 비용 때문에 이미 실패한 것이나 실패로 예견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합니다.
머릿속에서 바로 떠오르는 매몰 비용의 오류의 대표적인 예시는 주식입니다. 저 또한 이미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태에서 본전을 생각하며 이미 회수 불가능한 비용에 더욱 연연하며 더 큰 손해를 본 경우가 있었습니다. 주식을 해 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이 이야기가 와 닿으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것이 바로 매몰 비용에 집착한 비합리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매몰 비용의 오류는 경제학자가 아닌,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탈러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가 일어나는 이유는 사람이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기회 비용 이론과 매몰 비용은 경제생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상생활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이처럼 실생활에서 도움 받으실 수 있는 경제학 원리로 찾아뵙겠습니다. :)
'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이론 1편 - 기본 개념과 형태 (0) | 2023.02.04 |
---|---|
한계적 사고와 한계효용, 체감 법칙과 균등 법칙 (1) | 2023.02.02 |
수요와 공급, 수요 공급 곡선과 파레토 효율성 (1) | 2023.01.31 |
경제학 연구 방법, 합리성 가정 (0) | 2023.01.30 |
경제학 입문, 전반적인 이해 (0) | 2023.01.29 |
댓글